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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광주MBC 구성원들은 지난 13일 서울 MBC 본사를 찾아 김낙곤 광주MBC 사장 해임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광주MBC지부 제공



광주MBC가 단체협약에 근거한 보도본부장 중간평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중간평가 사유서'를 요구하면서, 사실상 중간평가를 거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공학계산 17일 광주MBC 보도본부 소속 12명 중 9명이 기명으로 발의한 보도본부장 중간평가에 대해 김낙곤 사장 등 사측은 중간평가를 해야 하는 '사유서'를 요구했다. 광주MBC 단체협약에 명시된 중간평가 제도는 임명동의제와 함께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핵심 제도로 꼽힌다. 단체협약과 전국언론노동조합 광주MBC지부 보충협약에 따르면 중간평가가 발의될 경우 7일 이내 나의대출한도 에 투표를 시행해야 함에도, 사측이 계속해 사유를 요구하면서 투표가 실시되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 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 12일 성명을 내고 “공정방송을 위한 역사적 투쟁의 성과로서 노사가 합의해 단협에 규정한 중간평가 제도를 과거 적폐들과 다름 아닌 논리로 짓밟고 있다”고 비판했다. MBC본부는 “단협상 강제 규정을 그것이 아닌 양 직장인대출 이자 마음대로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납득할 수 없지만, 백번 양보해 발의의 적절성을 판단한다고 할지라도 그 판단주체는 절대 사장이 될 수 없다”며 “사장이 '발의 사유가 안 된다'고 하면 중간평가를 할 수 없게 된다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따져물었다.
김낙곤 사장은 자신의 대학 동창을 자회사 '광주MBC프렌즈' 대표로 앉혀 이해충돌방지 의무를 위 제2금융권 반했다는 혐의 등으로 서울 본사의 특별 감사를 받기도 했다. 김 사장의 지시로 진행된 임의적 자문료 계약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이번주 초 본사 감사국은 자문 계약 관련 김 사장에 대한 제재에 더해 자회사 대표 선임 관련 광주MBC에 대한 제재를 요구한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최종 제재는 서울MBC 사장이 내리게 된다.
지난 1월 부당 외국계금융권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광주MBC는 지난 1월 현업에서 근무하던 A PD와 B 기자를 비제작부서인 경영본부로 보내는 인사를 단행해 거센 내부 반발이 제기됐다. 나이에 따라 정년이 가까운 국장급 사원 10여 명에 순번을 정해 MD 직군으로 발령내는 사측 정책에 대해서도 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두 사안 관련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 구제신청이 제기된 가운데, 회사는 지난 24일 A PD와 B 기자를 원직 복직시키는 인사를 냈다. 한 직원에 대해 6개월 안에 다시 인사를 낼 수 없다는 사규 때문에 복직 날짜는 7월7일로 공지됐다.



▲ 지난 2월27일 광주MBC 앞에서 김낙곤 사장 퇴진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광주MBC 구성원들. 사진=전국언론노조 광주MBC지부 SNS 갈무리



광주MBC 구성원들은 김 사장에 대한 누적된 불만으로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MBC 기자 출신인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취임해 지난해 연임이 결정됐다. 취임 초기부터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한 일방적 프로그램 폐지 등 독단적 경영과 불통 등으로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졌다. 지난 13일엔 광주MBC 기자·PD 등 17명이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의 해임 안건이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하며 서울 MBC 앞에서 선전전을 벌였다. 지난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 해임 안건이 상정되진 않았지만 구성원들은 계속해 김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 24일 전 사원 단체방에 호소문을 올렸다. 김 사장은 호소문에서 “사규에 따라 사원들(A PD, B 기자)은 7월7일자로 자기 부서로 돌아간다. MD와 관련해서는 추가발령을 중단하고 새로운 운영 방안을 찾겠다”며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은 위기의 회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다. 이같은 상황을 방치한다면 회복하기 힘든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김 사장은 “지금 방송환경은 최악이지만 우리를 향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4월부터는 우리 앞에 놓인 어려움을 다함께 타개해 나가자”고도 했다.
원승연 광주MBC 경영본부장은 26일 중간평가 사유를 요구하는 이유로 “사유가 있어야 공정방송에 어긋난 부분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며 “지역방송은 (직원이) 몇 명되지 않는데, 예를 들어 마음에 안 들어서 '국장 날리자'는 식으로 (중간평가를) 하면 사측에서 어떻게 일하나. 공정방송을 해치는 내용인지 보고 노사가 논의해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원 본부장은 “감사 결과 제재가 나오더라도, 대주주가 징계를 내리는 것”이라며 “결론이 나서 징계를 받게되면 그 다음 처리되는 것이지, 지금까지는 대외비이기 때문에 함부로 말씀 못드린다”고 말했다. 김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사퇴 요구에 관련해선 “서로 대화해서 풀려고 하는데 자꾸 사건화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화해 풀어나가고 양보할 건 양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윤철 언론노조 광주MBC지부장은 같은 날 통화에서 “진정 노조가 원하는 것은 이 사태를 만든 장본인인 김낙곤 사장이 사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단체협약을 준수하는 것”이라며 “보도본부장 중간평가를 빨리 실시하고 나서, 회사를 살리는 일에 노조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도 지난 24일 성명에서 “단체협약을 즉각 이행하라. MBC 구성원들을 비롯한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한 투쟁을 통해 어렵게 만들어낸 공정방송 제도를 더이상 욕보이지 말라”며 “우리가 싸워왔던 적폐 사장과 김 사장이 다름을 스스로 증명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