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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 사는 천산갑인 사바나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정치·외교적 수사는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건너 중국에 대한 견제 심리가 은근하게 느껴지는 발표 내용을 한 번 볼까요? USFWS는 천산갑을 최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지정하는 멸종 농협인터넷뱅킹 위기 보호종 지정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 멸종 위기 동식물 보호법에 의거해 보호·관리·통제되는 동물군에 포함시키겠다는 거예요. 이 같은 내용을 고시한 뒤 앞으로 60일 동안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지정 절차에 나서게 됩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천산갑 종류인 흰배천산 예수마음배움터 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이렇게 보면 천산갑이 마치 들소(바이슨)·흰머리수리·말코손바닥사슴(무스)·퓨마·불곰처럼 미국 땅에 터잡고 사는 토종 야생동물로 여겨지게 마련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 눈길을 잡아끕니다. USFWS가 보호종 대상으로 삼은 모두 일곱 종인 사업자햇살론대출자격 데 그중 네 종은 원산지가 아시아이고, 세 종은 아프리카입니다. 천산갑 자체가 아메리카 대륙에 살지 않는 종류예요. 그런데도 굳이 미국 연방법상 보호종으로 삼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천산갑의 딱한 처지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아시아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산업활동동향 순다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아시다시피 2019년 말부터 코로나가 지구촌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인류에 전대미문의 공포를 가져왔을 때 그 공포의 매개체 역할을 했던 동물 중 하나가 천산갑이었습니다. 야생동물을 약재 또는 식용으로 거래하는 중국 우한의 한 시장이 코 부동산중계수수료 로나 발원지로 지구촌의 시선이 쏠렸고, 거기서 팔리던 ‘품목’ 중 하나인 천산갑이 숙주로 지목됐어요. 낯설고 신비로운 동물 천산갑이 순식간에 공포의 존재로 각인됐습니다. 그와 함께 비늘과 고기를 얻으려는 사람들로 인해서 불법 포획·밀거래되는 천산갑의 딱한 처지가 새삼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아시아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중국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그렇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천산갑이 미국이 관리·보호하는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될 상황이니 이만하면 나름대로 인생 아니 수생(獸生) 역전이라고 해도 될 법합니다. 바로 여기서 천산갑의 국제정치학적 행간의 의미가 읽힙니다. USFWS는 천산갑이 처해 있는 위기를 설명하면서 “범죄 조직과 밀렵꾼들의 핵심 타깃으로 밀렵한 천산갑을 불법 거래하면서 얻은 수익은 마약·무기 밀매 조직의 자금줄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합니다. 외교적 수사로 특정 국가나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지만 세계자연기금(WWF)은 천산갑이 처한 위기를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아시아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필리핀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주로 아프리카 천산갑이 밀렵·포획돼 아시아로 밀수되는데 가장 수요가 높은 나라로 중국과 베트남이 지목됐습니다. 천산갑의 트레이드 마크인 단단한 비늘은 류머티즘·관절염·천식을 고쳐주는 특효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고기도 귀한 별미로 쳐준다는 겁니다. 중국 등으로 팔려가 비참하게 삶을 마무리하는 천산갑을 지키기 위해 미국이 팔을 걷어붙인 겁니다. 60일간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법제화가 순조롭게 이뤄질지, 이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돌출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중의 기싸움의 매개체로 등장할 정도로 보통 짐승이 아니라는 것이죠. 천산갑이라는 동물을 좀 더 세심하게 볼까요?



아프리카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검은배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그저 온몸이 비늘로 덮여 있고 수틀리거나 겁에 질릴 경우 온몸을 쥐며느리마냥 동그르르 마는 희한하고 재미난 동물로만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털 달린 젖먹이 짐승이 파충류의 상징인 비늘을 두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이하고 신비로운 일입니다. 천산갑은 포유동물인데도 비늘이 있다고 해서 유린목(有鱗目)에 속합니다. 여기 속하는 부류는 오로지 천산갑 하나예요. 그만큼 포유동물(짐승강) 중에서도 돋보이는 존재입니다. 그런데 조물주가 작심하고 아방가르드 예술을 선보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천산갑은 여러 짐승의 복합체적인 외모를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인도천산갑. /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우선 온몸에 비늘을 두르고 육중한 네 발로 걸어다니는 모습 자체가 공룡의 한 축을 이루던 갑룡의 대명사 안킬로사우루스를 연상케 합니다. 그런데 많은 천산갑들은 나무 생활도 익숙합니다. 특히 기다란 꼬리를 말아올려서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릴 정도로 유연성이 좋습니다. 이때 모습은 영락없이 거미원숭이와 빼닮았습니다. 온몸이 비늘로 뒤덮여 있고, 위기를 느끼면 몸을 동그랗게 말아올라 자신을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천산갑은 아르마딜로와 도플갱어처럼 빼닮았습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천산갑 무리인 왕천산갑./U.S. Fish and Wildlife Service


그래서 종종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천산갑과 아르마딜로를 혼동할 정도예요. 그런데 천산갑의 식습관을 보면 개미핥기가 그대로 빙의된 것 같습니다. 오로지 개미·흰개미만 먹는다는 것, 기다란 발톱이 달린 앞발로 개미탑을 쑤시고 두드려 무너뜨린 뒤 구멍 속으로 기다랗고 찐득찐득한 혀를 놀려 개미와 흰개미를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먹는 장면은 이들을 ‘비늘 두른 개미핥기’라고 일컫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아르마딜로·개미핥기와 여러모로 접점이 있음에도 분류학적으로는 완전히 남남입니다. 아르마딜로와 개미핥기는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는 짐승으로 유명한 나무늘보와 함께 이빨이 빈약한 무리라는 뜻의 ‘빈치목(貧齒目)’에 속합니다.



아프리카산 왕천산갑이 위협을 느끼고 몸을 돌돌 말아올린 모습./U.S. Fish and Wildlife Service. Tikki Hywood Trust


천산갑은 아시아에 네 종류, 아프리카에 네 종류가 살고 있어요. 이 중 아프리카의 케이프천산갑을 제외한 일곱 종류가 USFWS의 보호종으로 추진됩니다. 법제화가 완료되면 천산갑에 대한 밀거래·불법 포획 등을 이유로 미국이 다른 나라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도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조치로 세계적 멸종 위기종 천산갑의 생존에 한 줄기 빛줄기가 내릴지, 이 동물이 글로벌 패권 전쟁의 상징물로 부각될지 등도 관심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아메바부터 침팬지까지, 사람 빼고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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