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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채 있지 안될까? 있었다. 나라 참으로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 잡은 K-콘텐츠. '기생충', '오징어게임',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지난 수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떨쳐왔다. 하지만 최근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영화산업을 비롯해 곳곳에서 K-콘텐츠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한경닷컴은 K-콘텐츠의 현 실상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게재한다.







사진=연합뉴스



"최악의 위기 국면입니다. 대체 이 긴 터널의 끝이 언제쯤 올지 알 수가 없네요."

K콘텐츠의 선봉 보금자리론 대출한도 에서 국경을 넘어 사랑받아온 한국 영화가 끝 모를 위기의 늪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쓴 지 고작 5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파묘', '범죄도시4' 두 편의 천만 영화를 제외하면 지난해 여름 성수기 국산 대작 영화가 자취를 감췄다.
겨울 시즌에도 메가 히트작은 없었다. 엔데믹 이후 관객들이 극장 선순위대출 을 다시 찾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런 기대는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국내 영화산업이 불황의 고리를 끊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터널' 끝 안 보이는 영화판
4일 영화진흥위원회의 '2024 한국영화 결산'에 따르면 2024년 극장 전체 매출은 1조 194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669억 원) 감소했다. 전 삼성야간수당 체 관객 수는 1억 2313만 명으로 전년 대비 1.6%(201만 명) 줄었다.
2023년 숫자와 비교하면 '그나마 선방했네'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작년 한국 영화산업의 초라한 현주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전성기와 비교해야 적나라한 민낯을 드러낸다. 2017년~2019년 한국 극장의 연평균 매출은 1조 8282억 원이었다. 프리랜서마이너스통장 2024년은 이때의 65.3%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연평균 관객 수(2억 2098만 명)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최근 3년간 극장 매출과 관객 수 추이는 각각 1조 2000억원 내외, 1억 2000만명 안팎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CJ CGV 등 멀티플렉스 기업들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2020년 코로 기업은행개인대출 나19가 창궐하고 극장 운영이 '올스톱' 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문을 닫은 멀티플렉스 극장은 총 16곳.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 제한이 있었던 2020년, 17곳이 폐관했던 때와 차이가 없다.
CJ CGV는 2023년에 8개 지점이 늘었으나, 2024년에는 4개가 줄어들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해보다 10개 지점이 감소했다. 씨네Q는 지난해 1개 지점을 폐점했다. 극장 수와 스크린 수가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다.
일시적인가, 구조적인가
이미 팬데믹이 지나간 지 오래인데도 영화산업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극장 수와 매출이 줄어든 데엔 영화 관람 문화가 완전히 바뀐 영향이 크다. 한국 영화·영상 산업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차지하는 비중은 62.2%로 최근 5년 새 최고였다.
하지만 OTT 탓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한국 영화의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생겼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영화 소비자의 행태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극장 관람 빈도 감소 요인으로 '볼만한 영화가 없어서'(24.8%), '영화나 극장 품질 대비 티켓 가격이 올라서' (24.2%), '극장 개봉 후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방법으로 시청할 수 있어서'(16.6%)를 꼽았다. OTT는 3순위였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텅 빈 영화관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문제는 영화판 종사자 누구도 지금이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산업은 극장 매출이 업계 전체에 흘러 들어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영화 개봉이 이뤄지지 않으면 수익이 끊겨 상영→투자→제작→배급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가 붕괴할 위험이 크다.
지난해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순제작비가 30억원 이상인 상업 영화는 37편이었다. 이들 영화의 평균 총제작비는 115억1000만 원으로 전년(127억3000만 원)보다 9.6% 감소했다. 신작들은 손익분기점 넘기기에 급급했다. 총매출 기준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는 10편(27.0%)에 그쳤다. 수익을 못 내니 투자가 감소하고, 제작비가 줄어 콘텐츠의 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제작사 대표는 "제작 주체로서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 국산 상업영화는 한 해에 70편 정도 나왔다. 지금은 대형 배급사 6곳 정도에서 가까스로 20~30편을 만드는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 상업영화 감독은 "한국 영화 제작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지 않으면 제작 편수를 다시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기업의 투자 역시 한계가 있으며, 대안으로 떠올랐던 글로벌 OTT마저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작 편수도 심하게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영화를 올해 7편 선보이겠다고 밝혔으나 토종 OTT 웨이브, 티빙 등은 단 한 편도 내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 영화가 K-컬처를 대표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흐름을 잃어버리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영화관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투자가 없으니까 대작이라고 하는 기대작들이 전무했다"며 "2~3년 동안은 이런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어려운 적 있었나"…분투하는 영화인들
다른 산업에 비해 '맨파워'가 상품(영화)에 차지하는 영향이 더 큰 영화산업에서 경쟁력 있는 제작인력들이 더 이상 영화판에 머물기 힘든 환경이 조성되는 점은 특히 뼈아프다. 한 촬영 스태프는 "업계에서 이름난 사람이 아니면 일감을 찾기 어려운 시기"라며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수년간 일해왔는데, 손가락만 빨 수 없어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하며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 매출 감소는 직접적으로는 극장 종사자에게, 간접적으로는 관련 산업 전반에 고용 불안을 초래한다. 극장 폐점이 작년과 비슷했던 2020년에 나온 한국은행의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에 따르면 당시 전체 영화산업 종사자 약 3만878명 중 2만 명 이상이 고용 불안정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나마 영화인들이 "영화산업에 위기가 없었던 적이 있었냐"며 끝까지 분투 중인 건 영화산업에 일말의 희망이다.
윤하 영화진흥위원회 정책개발팀 팀장은 "코로나 시기 개봉일을 잡지 못했던 재고 영화가 대부분 소진됐다"며 "당시 대작들에 투입된 천문학적 제작비의 회수가 어려워 벤처캐피탈 등의 신규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부터 새로 영화를 관객들에 선보이게 됐다. 팬데믹 이후 기획·제작된 영화들이 변화된 관객 트렌드에 얼마나 부합할지 알 수 없지만 '파묘'와 같이 터지는 영화들이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창작 인력들이 영화계로 점차 돌아오고 있는 건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