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황금성 ∇ 바다이야기백경 ∇☞ 3.rzz283.top ∏뮤지컬 '팬텀'.


아름답지만 슬프고, 우아하지만 애처롭다. 뮤지컬 '팬텀'을 관람하고 든 첫 느낌이다. 사람이 낯선 '팬텀'에게 찾아온 서툰 사랑이, 발레의 몸짓으로 담아낸 애틋한 사연이 그랬다.
작품은 가스통 르루(Gaston Leroux)의 소설 '오페라의 유령(Le Fantôme de l'Opéra)'(1910)을 원작으로, 흉측한 얼굴을 감추기 위해 오페라 극장 지하에 숨어사는 '팬텀'(에릭)의 이야기를 다룬다. 원작과 달리 에릭이라는 인물이 가진 비극적 서사에 집중한다.
19세기 말 파리의 한 거리, 청아한 목소리를 가진 여인 '크리스틴'이 노래를 부르며 악보를 파는 장면으로 극은 시작된다.
새희망홀씨 추가대출 그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백작 '필립 드 샹동'은 크리스틴에게 자신이 후원자로 있는 오페라 극장의 극장장 '제라드 카리에르'를 찾아가 노래 레슨을 받으라고 추천하지만, 이미 '숄레'와 '카를로타' 부부가 거액의 뇌물로 극장을 인수해 제라드는 직위를 잃은 후였다.

결국 크리스틴은 새 극장장 숄레의 아내이자 디바인 부산중소기업청 카를로타의 의상팀 막내로 극장에서 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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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극장에는 오래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무대 아래, 지하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간 자는 돌아올 수 없다는 이야기 sk c&c . 가면을 쓴 채 몰래 극장 지하에 살고 있는 에릭으로 인한 것이었다.
카를로타의 형편 없는 실력으로 매일 같이 소음공해에 시달리던 에릭은 우연히 크리스틴의 아름다운 노래를 듣고 마음을 빼앗겨 매일밤 비밀스런 노래 레슨을 해준다.

이때부터 이야기 전개는 급물살을 탄다. 에릭과 크리스틴의 레슨, 카를로 100대출 타의 엉망인 공연 모습이 한 무대 위에 동시에 그려지며 시간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극 중 매 공연마다 우스꽝스럽게 망가지는 카를로타가 주는 웃음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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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한국은행 인재상 에릭의 가르침 덕에 크리스틴은 단숨에 주연 자리를 꿰차는데, 질투에 눈 먼 카를로타가 크리스틴을 함정에 빠트린다. 에릭은 크리스틴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지하 세상으로 데려가고, 카를로타에게 잔인한 복수를 감행한다.
누군가를 해하는데 주저 않는 에릭이지만 크리스틴을 향한 사랑만큼은 절대적이다. 에릭은 크리스틴을 위해 기꺼이 북적이는 비스트로 한편에 앉아 그를 지켜보고, 낡은 세트들로 어설프게 꾸민 피크닉을 준비한다. 가면을 벗은 자신의 얼굴을 보고 도망친 크리스틴에게는 고작 "저주해"라는 절규의 말한마디가 전부다.

자신과 가면 속 얼굴을 지키는 게 세상의 전부였던 그에게 우연히 다가온 크리스틴은 '천사'이자 '구원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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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이 가면을 쓴 채 숨어 살 수밖에 없었던 서사는 발레의 파드되(2인무)로 표현된다. 에릭을 보살펴온 제라드의 독백과 무용으로 에릭의 어머니 벨라도바의 사랑 이야기와 에릭의 어린시절을 빠른 전개로 풀어낸다.
형형색색의 의상과 화려한 샹들리에, 고풍스럽게 꾸민 3층 대형 세트 등 풍성한 무대 연출도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 낸다.
한국 초연 10주년을 맞은 이번 시즌에는 팬텀 역 박효신·카이·전동석, 크리스틴 역 이지혜·송은혜·장혜린 등이 출연한다. 다음 달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