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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는 바쁜 모습에 저 때 한(시사저널=강윤서·이원석 기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겸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이 4일 대한의사협회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1년의 의료대란 사태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25학번 의대생 4500명을 뽑았으면 그 다음 단계는 '교육 가능 여부'를 따져야 하지 않은가. 하지만 정부는 곧바로 '그래서 26학번 의대 정원은 몇 명?' 단계로 건너뛰었다."
사태는 벌어졌지만 수습하는 사람이 없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개강날인 지난 4일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인도자동차회사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의·정 갈등이 평행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 같이 지적했다. 올해 뽑힌 의대 신입생(약 4500명)과 지난해 '동맹' 휴학한 1학년(약 3000명)까지 7500여 명을 한꺼번에 교육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에 정부는 뒷짐 진 상태다.
정부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렸다. 당장 2026년도 의대 정원 숫자부터 결론을 내야 합자회사기업 한다는 분위기다. 앞서 전국 의대 학장과 총장들은 내년도 정원 규모를 증원 이전 수준(3058명)으로 원상 복구해달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휴학한 의대생들이 3월 말까지 복귀하는 전제 하에 이를 수용할 전망이다.
한편 대학가 상황은 첩첩산중이다. 복학 의지가 없는 의대생들은 단체 제적·유급 위기에 놓인 데 더해 신입생까지 휴학 동참 기조를 신한은행 자동차담보대출 보이면서 '교육 불가' 사태가 현실로 다가왔다. 설상가상으로 교원, 강의실·실습실 부족 등 물리적인 한계도 산적해 있다.
Q. 정부는 1학년 7500여 명을 한꺼번에 교육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하는데 실제 교육이 가능한가.
작년부터 계속 경고했듯 7500명 동시 교육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제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창업보육협회 과 장상윤 전 사회수석을 만나서도 4500명도 교육이 불가능한데 애들(휴학생) 안 돌아올 거고 신입생도 휴학할 거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다들 '절대 그럴 리 없다, 두고 보자. 플랜B도 없겠느냐'고 발끈하더라. 근데 지금 어떠한가. 학기는 시작했고 돌아간 학생은 거의 없지 않은가.
Q. 최근 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이 19~ 저축은행파산신청 24학번 의대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96.6%가 '이번 1학기에 휴학하겠다'고 밝혔다. 휴학 행보는 더 확산될까.
그럴 것이다. 의대생들은 사실 (이번 의료대란 국면에서) 전공의들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전공의들도 작년 9월 하반기 모집 때 병원으로 복귀한 사람이 거의 없었고, 올해 상반기 역시 2.2%였던 것처럼 의대생 상황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물론 실제 수강신청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Q. '의대 증원 수혜자'인 신입생들은 왜 휴학하는 걸까.
본인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는 거라고 본다. 고3 땐 진지하게 고민해보지 못했던 이슈를 다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니 정부 정책이 강행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Q. 일각에선 선배들이 신입생의 '휴학 동참'을 압박한다는 의혹도 제기되는데.
선배로서 그런 행동을 해서도 안 되고 할 이유도 없다. 저 또한 후배들한테 휴학 의사를 확인하는 것조차 부담이 될까봐 먼저 말을 꺼내기 조심스럽더라. 다들 굉장히 조심하는 분위기라는 점을 꼭 말씀드린다.
Q. 2026년도 의대 정원 규모에 대한 의협 입장은 무엇인가.
과연 저희가 먼저 숫자를 제시해야 할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 의협은 올해 신입생들부터 교육시킬 대책부터 마련하는 게 훨씬 중대한 과제라고 본다. 정부도 당장 교육이 가능한지 아닌지부터 따져야 하지 않겠나.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정원 원상복구가 아니라) 2026년도 정원을 뽑을 수 있을지 없을지 자체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선 증원 '0명'인 3058명조차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뽑는다면 내년도 교육 대책도 같이 내놔야 한다.



3월6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Q. 최근 국회에서 추진 중인 '의료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추계위)'에 대해 ①독립성 ②전문가 중심 ③절차적 투명성 ④수급 추계 결과의 정책화 등 4가지 조건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그 4가지는 과학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추계위를 만들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각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2000명 의대 증원'처럼 과학적 근거가 없는 정책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럼 굳이 추계위를 만들 의미가 없다. 추계위 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쳐서 정부의 막강한 권력을 견제하고, 다양한 직종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Q. 최상목 권한대행에겐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가.
지난 두 달여간 최 대행이 반도체나 바이오 등 경제정책들은 추진해 나가고 있지만 의·정 갈등 사태에 대해선 언급도 거의 안 했다. 대통령이 공석이면 대통령 권한대행이 나서서 국가적 사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웠다. 최 대행의 생각이 궁금하다. 직접 뵙고 얘기해 보고 싶다.
Q. 탄핵과 조기대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의·정 갈등에도 계속 변수가 생길 전망인데.
저도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이다. 탄핵이 인용되기 전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선 국면에서 대권 주자들과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이 새로 선출되면 그때 풀어봐야 한다 등…그래도 각 단계별로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보는 게 맞지 않을까. 지금 단계에선 최 대행이 나서서 물꼬를 틀어주는 게 답이라고 본다.
Q. 의료대란 사태를 1년 간 함께 겪은 국민께 한 마디 한다면.
의료계 내부에도 너무 고착화된 문제점들이 많다. 이번 사태로 그게 수면 위로 다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의·정 갈등을 통해 의사들에 대한 환자들의 실망감이 커진 모습에 저희도 사실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병원을 나와 있지만 잘못된 상황을 고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런 부분을 너무 안 좋게 생각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