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유니세프, 평양사무소 운영 재개…'코로나19 봉쇄' 풀린 듯 | 작성일 | 2022-06-01 13:24 |
글쓴이 | 수지웅민 | 조회수 | 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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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 완화에 따른 것 추정…"北 코로나19 확산세 평가는 못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최대의 긴장성을 견지하며 방역투쟁을 더욱 힘있게 전개하자"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내부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평양사무소 운영이 지난달 말 재개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평양의 유니세프 사무소가 30일 활동을 재개했다"면서 "현지 (북한인) 직원이 자택 격리 기간을 끝내고 복귀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뒤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했는데, 유니세프 북한인 직원들도 이 시기 격리됐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알린 이후 약 2주만인 같은 달 29일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성공적으로 통제·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9일 정오를 기점으로 평양의 봉쇄가 일부 해제되면서 이튿날인 30일부터 평양사무소 운영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29일 정오부터 평양의 봉쇄 조치가 해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니세프 대변인은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VOA 질문에는 "확진자 숫자에 대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그런 평가를 내리기 위한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북한이 유니세프의 코로나19 지원 제안을 수용했는지, 북한과 현재 어떤 협력을 진행 중인지 등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 정부 파트너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정부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떤 지원이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북한 당국과의) 그러한 소통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북한은 코로나19 관련, 우리 정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 직후 중국으로부터 상당량의 물자를 지원받은 정도다.국제 백신 공동분배 프로젝트 '코백스(COVAX) 퍼실리티'는 지난달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우리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북한의 필요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이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확보돼야 백신 공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한편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현재까지 북한의 누적 발열자는 373만8810여 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70명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최대의 긴장성을 견지하며 방역투쟁을 더욱 힘있게 전개하자"라고 촉구했다. 사진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내부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평양사무소 운영이 지난달 말 재개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유니세프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에 "평양의 유니세프 사무소가 30일 활동을 재개했다"면서 "현지 (북한인) 직원이 자택 격리 기간을 끝내고 복귀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뒤 전국적으로 봉쇄 조치를 단행했는데, 유니세프 북한인 직원들도 이 시기 격리됐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처음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알린 이후 약 2주만인 같은 달 29일 김정은 당 총비서 주재로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협의회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성공적으로 통제·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9일 정오를 기점으로 평양의 봉쇄가 일부 해제되면서 이튿날인 30일부터 평양사무소 운영이 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29일 정오부터 평양의 봉쇄 조치가 해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유니세프 대변인은 '북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느냐'는 VOA 질문에는 "확진자 숫자에 대해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그런 평가를 내리기 위한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대변인은 북한이 유니세프의 코로나19 지원 제안을 수용했는지, 북한과 현재 어떤 협력을 진행 중인지 등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 정부 파트너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으며 정부의 노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떤 지원이라도 제공할 수 있다"면서 "(북한 당국과의) 그러한 소통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전했다.북한은 코로나19 관련, 우리 정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지원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 직후 중국으로부터 상당량의 물자를 지원받은 정도다.국제 백신 공동분배 프로젝트 '코백스(COVAX) 퍼실리티'는 지난달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우리의 지원을 요청할 경우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북한의 필요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백신을 제공할 수 없다"라고 밝히기도 했다.이는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확보돼야 백신 공급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한편 북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현재까지 북한의 누적 발열자는 373만8810여 명으로 집계됐다. 누적 사망자는 7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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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오른쪽부터), 이주영,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이지은(아이유), 강동원이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을 축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하하하하하~” 송강호가 살짝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지러지게 웃는 순간,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그는 웃음을 멈추고 이내 정색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한참 무게 잡고 있던 그를 무엇이 이렇게 풀어지게 만든 걸까?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브로커>(6월8일 개봉)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2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영화 상영을 마친 뒤 곧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 배우들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기자들은 칸에서 들려온 낭보보다 영화 자체에 대한 질문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고레에다 감독과 배우들은 질문 하나하나에 진지한 대답을 이어갔다. 그렇게 1시간 가까이 지났을 무렵, 그제야 칸에서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소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송강호가 마이크를 잡았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가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칸영화제는 상의 수가 워낙 적어요. 수상 확률이 낮죠. 시상식 날 낮 12시쯤 되면 경쟁작 21~22편 중 7편 관계자에게 (시상식에 꼭 참여하라는) 전화가 옵니다. 그걸 기다릴 때가 가장 긴장되죠.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뭐든 상이 주어진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시상식에선 오히려 긴장을 안 했어요.”말은 그렇게 해도 시상자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감정의 동요가 없었을 리 없다.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기쁘다, 그런 감정에 앞서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약간의 패닉 상태가 몇초간 있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휴대폰을 보니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 한국에 있는 김지운 감독의 축하 문자가 제일 먼저 들어와 있더군요. 시상식 장면을 유튜브로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브로커> 스틸컷. 씨제이이엔엠(CJ ENM) 제공그는 “요즘 너무 과찬을 받고 있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 말로 소감의 정점을 찍었다.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습니다.” 이 말을 뱉은 본인도 쑥스러웠는지, 아니면 비집고 나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바로 그 묘한 웃음을 터뜨렸다. 천생 배우의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고레에다 감독도 송강호의 수상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제가 연출한 영화에서 배우가 상 받은 게 두번째”라고 말문을 연 뒤 “이번이 가장 기뻤다”고 힘줘 말했다. “저는 삐딱한 성격이라 제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어디가 좋았던 걸까? 정말일까?’ 하고 곱씹으며 순수하게 기쁨을 누리지 못해요. 반면에 배우가 칭찬받으면 기쁨을 마음껏 누리죠. 이번에 시상식과 그 이후 파티에서도 이렇게 기쁠 수 있을까 했을 만큼 기뻤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그는 모든 공을 온전히 송강호에게 돌렸다. “이번에는 제가 뭔가를 했다기보다 송강호 배우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송강호가 아직도 상을 못 받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이전에 봉준호·이창동·박찬욱 감독의 영화 모두에서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제 작품에서 상을 받게 돼 조금은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이 영화 <브로커>를 위해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씨제이이엔엠(CJ ENM) 제공영화에서 송강호는 배우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고 고레에다 감독은 전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자신을 위해 송강호가 그날 촬영한 편집본을 보고 각 테이크와 한국어 뉘앙스 차이에 대한 피드백을 줬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를 갖고 송강호 배우에게 의지했다”며 “그럼으로써 저도 배우들도 불안감을 극복하고 영화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송강호는 “감독님이 ‘한국어 뉘앙스를 잘 모르니 배우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길 바란다’고 하셔서 조언을 드린 것”이라며 “큰 것은 아닌데 감독님이 크게 말씀해주셔서 난감하다”고 겸손해했다.고레에다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에 송강호가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입양제도와 양부모제도를 조사했어요. 그때 일본 구마모토현에 아기우편함이 있다는 사실과 한국에도 베이비박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언젠가 한국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주제와 연결되면서 송강호 배우가 베이비박스에서 아기를 안고 자상하게 웃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러고는 아기를 팔아버리는 이야기, 그것이 영화의 출발점이었죠.”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오른쪽부터), 강동원, 배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을 축하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에 대해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 난 뒤 아름답고 따뜻하게 마무리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브로커> 첫 장면은 오히려 버려진 아기를 안는 장면으로 따뜻하게 시작해 뒤로 갈수록 차가운 현실을 냉정하게 그렸어요. 관객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함이 어떤 것인가. 따뜻함을 가장해서 살고 있지는 않나’를 곱씹게 하죠. 놀라운 작품의 깊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오른쪽부터), 이주영,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배우 이지은(아이유), 강동원이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을 축하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하하하하하~” 송강호가 살짝 쑥스러워하면서도 자지러지게 웃는 순간,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그는 웃음을 멈추고 이내 정색하며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한참 무게 잡고 있던 그를 무엇이 이렇게 풀어지게 만든 걸까?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브로커>(6월8일 개봉)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26일(현지시각)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자리였다. 영화 상영을 마친 뒤 곧바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 배우들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이어졌다.기자들은 칸에서 들려온 낭보보다 영화 자체에 대한 질문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고레에다 감독과 배우들은 질문 하나하나에 진지한 대답을 이어갔다. 그렇게 1시간 가까이 지났을 무렵, 그제야 칸에서 최우수 남자배우상을 수상한 소감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송강호가 마이크를 잡았다.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가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칸영화제는 상의 수가 워낙 적어요. 수상 확률이 낮죠. 시상식 날 낮 12시쯤 되면 경쟁작 21~22편 중 7편 관계자에게 (시상식에 꼭 참여하라는) 전화가 옵니다. 그걸 기다릴 때가 가장 긴장되죠.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뭐든 상이 주어진다는 거니까요. 그래서 시상식에선 오히려 긴장을 안 했어요.”말은 그렇게 해도 시상자가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감정의 동요가 없었을 리 없다.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기쁘다, 그런 감정에 앞서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약간의 패닉 상태가 몇초간 있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 휴대폰을 보니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 한국에 있는 김지운 감독의 축하 문자가 제일 먼저 들어와 있더군요. 시상식 장면을 유튜브로 보고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브로커> 스틸컷. 씨제이이엔엠(CJ ENM) 제공그는 “요즘 너무 과찬을 받고 있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이 말로 소감의 정점을 찍었다. “감동을 천천히 야금야금 느끼고 싶습니다.” 이 말을 뱉은 본인도 쑥스러웠는지, 아니면 비집고 나오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는지, 바로 그 묘한 웃음을 터뜨렸다. 천생 배우의 영화 같은 장면이었다.고레에다 감독도 송강호의 수상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제가 연출한 영화에서 배우가 상 받은 게 두번째”라고 말문을 연 뒤 “이번이 가장 기뻤다”고 힘줘 말했다. “저는 삐딱한 성격이라 제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어디가 좋았던 걸까? 정말일까?’ 하고 곱씹으며 순수하게 기쁨을 누리지 못해요. 반면에 배우가 칭찬받으면 기쁨을 마음껏 누리죠. 이번에 시상식과 그 이후 파티에서도 이렇게 기쁠 수 있을까 했을 만큼 기뻤어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습니다.”그는 모든 공을 온전히 송강호에게 돌렸다. “이번에는 제가 뭔가를 했다기보다 송강호 배우가 그동안 이뤄낸 성과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송강호가 아직도 상을 못 받았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사실 이전에 봉준호·이창동·박찬욱 감독의 영화 모두에서 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았을 텐데, 제 작품에서 상을 받게 돼 조금은 죄송스럽고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이 영화 <브로커>를 위해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브로커> 스틸컷. 씨제이이엔엠(CJ ENM) 제공영화에서 송강호는 배우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고 고레에다 감독은 전했다. 한국어를 모르는 자신을 위해 송강호가 그날 촬영한 편집본을 보고 각 테이크와 한국어 뉘앙스 차이에 대한 피드백을 줬다는 것이다. 그는 “신뢰를 갖고 송강호 배우에게 의지했다”며 “그럼으로써 저도 배우들도 불안감을 극복하고 영화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송강호는 “감독님이 ‘한국어 뉘앙스를 잘 모르니 배우들이 많은 얘기를 해주길 바란다’고 하셔서 조언을 드린 것”이라며 “큰 것은 아닌데 감독님이 크게 말씀해주셔서 난감하다”고 겸손해했다.고레에다 감독은 영화의 출발점에 송강호가 있었다고 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를 위해 취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입양제도와 양부모제도를 조사했어요. 그때 일본 구마모토현에 아기우편함이 있다는 사실과 한국에도 베이비박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언젠가 한국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 주제와 연결되면서 송강호 배우가 베이비박스에서 아기를 안고 자상하게 웃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그러고는 아기를 팔아버리는 이야기, 그것이 영화의 출발점이었죠.”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브로커>의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송강호(오른쪽부터), 강동원, 배우 이지은(아이유), 이주영이 송강호의 칸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자배우상 수상을 축하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송강호는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에 대해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 난 뒤 아름답고 따뜻하게 마무리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런데 <브로커> 첫 장면은 오히려 버려진 아기를 안는 장면으로 따뜻하게 시작해 뒤로 갈수록 차가운 현실을 냉정하게 그렸어요. 관객들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따뜻함이 어떤 것인가. 따뜻함을 가장해서 살고 있지는 않나’를 곱씹게 하죠. 놀라운 작품의 깊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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