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철안 개인전 긋 전경 [웅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가구 디자인과 예술을 결합한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 작가 곽철안(43)이 미술 영역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웅갤러리에서 열리는 곽철안 개인전 '긋'에서는 작가가 공간에 긋는 일획(一劃)의 오브제 20여 점을 선보인다.붓글씨의 한 획 또는 회화의 한 붓 터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전시장 벽에 걸려 평면 작품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곽철안 'Sluggish Stroke_Doubled_02', 2022, Resin, Acrylic coat, 87.5x52.5x9.5cm [웅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신작 '슬러기시'(Sluggish) 연작은 달팽이가 천천히 자신의 궤적을 그리듯 만들어 낸 선을 비유한 형태의 작업이다.이를 구현하기 위해 작가는 3D 프린팅 기법을 새롭게 시도해 기존 작업의 주재료인 합판 대신 레진을 사용했다.벌집 구조를 갖춘 3D 프린팅 결과물에 수성 도료로 마감한 작품들은 벽에 큰 붓으로 두껍게 물감을 바른 것처럼 보인다. 동시에 공간에 펼쳐진 움직임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함에 따라 위치를 점유하기도 한다.전시장에서 만난 권철안 작가는 "기존에는 재료의 한계 속에서 재료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그래픽적으로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다"며 "조금 더 회화적인 차원으로 확장하고 싶어서 표현 방법을 바꿔나갔다"고 말했다.



곽철안 'Cuboid Stroke_Loop the loop', 2022, Resin, Acrylic coat, 48x30x25cm [웅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작가가 1년 전 개인전에 선보인 작품도 흘려 쓰는 초서체에 영감을 받아 작업했으며 주로 직육면체를 휘거나 꼬아서 만들었다.특수영상을 공부하며 3D 작업을 한 경험과 대학에서 배운 목공 기술, 입체를 종이로 만드는 취미, 제자가 가져온 잘 휘는 합판 등이 합쳐진 결과물이었다.만들려는 오브제를 3D로 구현하고 이를 펼쳐 도면을 추출한 뒤 업체에서 도면대로 재단한 합판을 종이접기 하듯이 면을 붙이는 방식이다.이런 작업은 직육면체 형태에는 적합하지만, 회화성이 강화된 곡면의 입체는 구현하기 어려워 3D 프린팅을 적용했다.



곽철안 개인전 긋 전경 [웅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한글의 이응을 붓으로 쓰는 순서가 그대로 드러난 슬러기시 연작은 튜브 물감을 길게 짜낸 모습과 비슷하다.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목조형가구학과에서 국내 아트퍼니처의 선구자인 최병훈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네덜란드 디자인 아카데미 에인트호번에서 석사를 마쳤다.상명대 미술학부 생활예술전공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2019년 창덕궁에 국빈 의전을 위한 가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아트퍼니처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다.전시는 8월 13일까지.



곽철안 개인전 긋 전경 [웅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justdu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