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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21일부터 전국민 대상으로 15만~55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한 가운데, 백화점·대형마트 등을 제외한 소상공인 사업장으로 사용처를 확정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투입한 12조2천억원 규모 재정이 ‘지역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차 추경 때도 소상공인 매출 진작을 위해 상생페이백 등 사업을 편성한 바 있다. 다만 이들 사업이 서로 정책 효과를 반감하도록 설계돼, 모던하우스 소비 진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진 못할 것이란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5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이 의결된 뒤, 행정안전부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사업장(유흥업소 등 제외)에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의 핵심 사업인 소비쿠폰은 이달 21일부터 1차로 전 국민에게 1인당 15만~45만원을 지급하고, 9월 2014년lh국민임대아파트모집공고 중 상위 10%를 제외한 나머지 90% 국민에게 추가로 10만원을 지급한다. 소비쿠폰을 받은 소비자는 11월30일까지 써야 한다.
이런 소비쿠폰 형태의 정부 지원금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지급된 바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0년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투입 예산 대 취급수수료 비 26.2~36.1%(한계소비성향 0.262~0.361)의 매출 증대 효과가 있던 것으로 분석했다. 당시 정부는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가구당 40만~100만원 지급했다. 이우진 고려대 교수 등이 분석한 논문에서는 그 효과(한계소비성향 0.654~0.782)가 케이디아이에 비해 최대 3배까지 많게 추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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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소비쿠폰은 당시보다 효과가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당시엔 집합금지 조처 등이 완화되면서 지원금 등이 함께 풀려 소비심리가 크게 살아나는 효과가 있었는데, 이번엔 경제 주체들의 소비 심리 자체가 움츠러든 상황”이라며 “선별 과정 등 탓에 소액을 나눠서 지급하면 회사원 서대리 한 번에 주는 것보다 소비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때 포함된 상생페이백(1조4천억원 편성) 사업과 소비쿠폰 사업이 서로 상충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상생페이백은 소비자가 연매출 30억원 이하 사업장에서 지난해보다 소비를 늘렸을 때, 소비 증가분의 20%를 월 최대 10만원까지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으로 환급해 주는 사업이다. 시스템 구축 등을 마치고 9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올해 11월까지 3개월간 소비자는 최대 3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업이 복잡하고 시스템 구축에 시일이 걸려 즉각적인 내수 진작을 기대하기 어렵단 지적이 1차 추경안 편성 당시부터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소비쿠폰 소비액은 상생페이백 사업에서 인정하는 소비 증가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정책 효과가 반감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상생페이백 사업과 소비쿠폰 사용 시기가 겹치는데, 기한이 한정된 소비쿠폰을 먼저 쓰면 가계 입장에선 그만큼 소비를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