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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이 75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투자 위탁운용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자격 요건에 ‘과거 3년간 법령 위반 사실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운용사 간 눈치싸움이 치열해졌다. 부동산 전문 운용사 상당수가 크고 작은 제재 경험을 가져서다.
운용사들은 가뜩이나 부동산 투자 시장이 얼어붙었는데 징계를 3년치나 보는 건 너무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국민 노후자금을 맡겨야 하는 연기금은 자산운용사의 제재 리스크가 너무 커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의 한 국민연금공단 종합상담 라루체식대 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 뉴스1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국내 부동산 투자 코어플랫폼(Core-Platform)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 계획을 공고했다. 총 7500억원 한도 내에서 운용사 세 곳을 선정할 방침이다. 3개 운용사는 2500억원씩 출자받아 34 자유적금이자계산기 00억~500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해야 한다.
또 포트폴리오의 30% 이상을 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 생명과학 관련 시설 등 뉴이코노미 부문에 투자해야 한다. 오피스·리테일 등 전통 상업용 부동산에는 70% 이하로만 투자할 수 있다. 펀드 만기는 10년 이내로, 2년 연장이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이달 20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차량대출 다음 내년 3월 중 위탁운용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공고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제안서를 낼 수 있는 자격 요건이다. 국민연금은 ▲부동산 투자 누적 운용 규모 미화 5억달러 이상(투자 대상이 신흥시장이면 미화 3억달러 이상) ▲부동산 투자 운용 경력 5년 이상(투자 대상이 신흥시장이면 3년 이상) ▲총 수탁자산 중 기관투자자 비율 중소기업대출이자 50% 이상 ▲국내 부동산의 경우 과거 3년간 관련 법령 위반 사실이 없을 것 등 네 가지 요건을 제시했다.
이 중 마지막 요건인 법령 위반 여부는 이전 위탁운용사 선정 공고문에는 없던 것이다. 국민연금은 기관경고(핵심 운용 인력의 경우 감봉 또는 문책경고) 이상 제재나 제재 조치에 따른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보충 설명했다. 우리은행변동금리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법령 위반 여부는 계속 보던 항목인데, 이번에 기준을 명확히 다듬으며 명문화한 것”이라고 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


‘큰손’ 국민연금 자금을 노리는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은 다급해졌다. 금융당국 제재 사실이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공고문에 자격 요건으로 명시까지 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현재 운용사들은 자사와 경쟁사의 지난 3년 징계 내역을 파악하고 그 수위를 비교하느라 분주한 상태로 전해진다.
운용업계에 따르면 과거 3년 동안 코람코자산운용과 하나대체자산운용은 각각 경영유의 2건, 삼성SRA자산운용은 시정명령·과태료 1건과 임원주의 1건, 메테우스자산운용은 과태료와 임원주의 2건 등의 당국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결과가 나온 건 아니지만, 마스턴투자운용은 대주주의 불법투자 혐의 관련 제재심이 예정돼 있다. 업계 1위 이지스자산운용도 공시 누락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적이 있다.
주요 부동산 전문 운용사가 받은 제재 대부분은 국민연금이 제시한 기관경고보다 약한 수준이긴 하다. 그러나 운용사들은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에 대한 감독·검사를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경징계라고 해도) 간접적인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특히 ‘과거 3년’은 자본시장법상 중징계 시 신사업 진출금지 조항과 같은 수준이라 부담이 크다”며 “잔뜩 얼어붙은 부동산 투자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잣대를 너무 엄격하게 세우는 듯하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그간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위법 사례가 너무 많아 선정 기준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굴릴 위탁사를 뽑는 과정인데, 법 준수 여부를 따지는 건 당연한 절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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