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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케이옥션 경매에 김환기가 도자기를 그린 ‘항아리’(1958)가 출품됐으나 유찰됐다. 당시 추정가 9억5000만~15억원 [케이옥션 제공]


“올 상반기 고환율 기조까지 덮치면 해외 아트페어 참여를 줄일 수밖에 없어요. 부스비를 비롯해 작품 운송, 인건비, 운영비로만 수억 원이 나가는데 ‘빈손’으로 올 순 없어서요.”
지난해 다섯 차례 이상 국제적인 아트페어에 참여한 차량연비비교 한국의 대표 갤러리 관계자는 지난 달 31일 환율 여파로 갤러리 전략이 영향을 받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크고 작은 도시에서 우후죽순 생긴 ‘아트페어 홍수’에서 내년에는 사람과 돈이 몰리는 실속 있는 아트페어 두세 개를 중심으로 구상을 재편한다는 설명이다. 불황의 그늘로 침체된 미술시장이 내년에도 ‘빨간불’을 켤 것으로 예고되면서, 갤러리들의 선택과 집중이 기업은행고정금리 더욱 신중해졌다.
고심이 깊어진 데는 당장 뚝 떨어진 작품 거래 규모의 영향이 컸다. 엄선된 작가 중에서도 중저가 작품 일부만 거래됐던 지난해 미술시장의 경직된 분위기도 반영됐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와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개 미술품 경매사의 온·오프라인 경매 낙찰 총액은 약 1151억 원으로, 전년의 75% 수준에 그쳤 KB금리조정형적격대출 다. 최근 5년간 최저 수준이다.
낙찰률도 전년보다 4.6%포인트 떨어진 46.4%에 불과했다. 미술시장 호황기인 2021년(67.5%)과 비교해 볼 때 현저히 낮다.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국내 주요 미술품 경매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그림 외에 럭셔리 상품, 부동산, 고서적 등 경매 출품 품목의 다양화를 꾀하기 9.1부동산정책 시작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올해는 브랜드 가치가 높거나 젊은 작가라도 장식성만이 아닌 개념성을 갖춘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이 약진하는 이른바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전망이다.
주연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는 ‘코리아 아트마켓 2024’를 통해 “젊은 작가의 작품을 다루는 갤러리들은 구매 가격이 높아진 반면 주부대출쉬운곳 , 고가의 작품을 다루는 갤러리나 고가의 세컨더리 작품을 거래하는 갤러리들은 구매 가격이 낮아진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즉 저가부터 초고가까지 다양한 작품이 거래되던 호황기 상황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은 이미 지난해 9월에 진행된 3회차 프리즈 서울에서부터 팔릴 것 같은 중저가 작품 위주로 출품하는 등 궤도 수정을 마친 상황이다. 내년에 열릴 4회차 프리즈 서울이 교과서에 나올법한 거장의 걸작이 아닌, 블루칩 작가의 거품 빠진 그림값으로 승부수가 띄워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주 교수는 “70%에 해당하는 국내 갤러리 17곳이 2024년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동일하거나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보아 지난해 미술 시장은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며 “올해 매출에 대해서는 7개 갤러리가 전년보다 나아질 것이라 했고, 6곳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미술가의 세계 무대 진출이 가속화될 양상이다. 글로벌 미술계에서 K-미술의 입지를 견고하게 하기 위한 발판의 일환으로, 주요 미술계 기관 소장 수요를 높이고 작가의 작품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점이다.
오는 5월부터 서도호는 영국 런던에 있는 테이트 모던에서, 2월부터는 양혜규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소재 내셔 조각센터(Nasher Sculpture Center)에서 개인전을 연다. 국내 주요 미술관에서는 겸재 정선, 김창열, 하종현, 이불 등 한국 작가를 비롯해 피에르 위그, 루이스 부르주아 등 해외 작가까지 거장들의 개인전이 풍성하게 예고되고 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