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환영 의장 행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2일 취임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집무실에는 3개의 모자가 있다. 그는 주한미군사령관, 한미연합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 등 3개의 직책에 따라 각각 다른 모자를 쓴다. 군복에 다는 휘장도 3개다. 우리 합동참모본부나 국방부에 들어올 때 어떤 직책인가에 따라 휘장도 달라진다.
주한미군사령관이 3개 사령관을 겸직하는 만큼 그 권한도 절대적이다. 한국에서 펼친 사령관들의 리더십에 따라 한·미 관계가 휘청이거나 급속히 발전했다. 6·25전쟁과 한국 민주화운동, 정권교체 과정을 씨티캐피탈채무통합 함께해 온 사령관들은 임기를 끝낸 후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군과 미군의 가교 역할을 했다.
◇2만8500여 명 한미연합군 지휘…전시 야전군 총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은 대한민국 안보를 지탱하는 한미동맹 역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주요 임무는 한국에 대한 외국의 적대행위를 억제하고, 억제에 실패했을 때 한국에 대 정부지원대출종류 한 무력공격을 분쇄하는 것이다. 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휘하에 8군사령부 및 예하 2사단, 7공군사령부(8전투비행단, 51전투비행단) 등 2만8500여 명이 있다. 전시 야전군(野戰軍) 총사령관이 되며, 그의 작전통제를 받는 병력 및 화력은 평시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화된다. 50만여 명의 한국군 중 2군사령부 예하부대 및 수도방위사령부·특전사령부 성형할인이벤트 등의 일부를 제외한 한국군과 지상군작전사령부 예하부대에 투입된 한국 동원예비군들이 그의 작전통제 밑에 들어간다. 전쟁 발발 후 60일 이내에 미국 본토 등으로부터 파견되는 증원 전력은 병력 69만여 명,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000여 대에 달한다.
주한미군사령관은 3개의 모자를 쓴 만큼 역할도 복잡하다.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 우리은행바꿔드림론 가 인도태평양사령부 및 미군의 각 기능별 전투사령부(COCOM), 미국 합참 및 정부 등과 소통할 수 있도록 통로 역할을 한다. 한미연합군사령부는 인도태평양사령부를 통해 주한미군의 지원을 받도록 돼 있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한미군사위원회(MC)의 전략지시와 작전지침을 받아 전시에 한미연합군을 지휘한다. 유엔군사령관은 평시 정전협정체제를 관리하고 전쟁 발발 비소구금융 시 전력 제공국이 지원하는 전력을 협의에 따라 한미연합사에 제공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우선 ‘정전협정 준수’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과의 군사회담을 개최하는 등 북한과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한다. 주한미군 선임장교(SUSMOAK)로서 미국 합참의장을 대리하거나 미국 국방부 대표 권한을 부여받아 각각 한국군 합참의장과 국방부 장관의 카운터파트너가 된다.
주한미군사령관은 대부분 육군 대장이 임명된다. 주일미군 5만5000여 명의 절반이지만 주일미군사령관이 중장인 데 비해 주한미군사령관은 육군 대장이 임명된다. 4성 장군은 미 의회에서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해 한미동맹을 튼튼하게 얽어매기도 하고 국방부에 필요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그래서 “한국에 미군 4성 장군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자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반도 안보 사정에 정통한 미군 4성 장군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양국 간 안보협력과 한미동맹에 결정적 기여를 하는 셈이다.
◇‘한국군 아버지’ 밴 플리트…한·미 가교 역할 하는 사령관들
제이비어 브런슨 대장은 33대 유엔군사령관, 27대 주한미군사령관, 18대 한미연합군사령관이다. 초대 유엔군사령관은 일본에 본부를 둔 미 극동군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 육군 원수였다. 맥아더 원수는 공산주의자들의 침략에 강력하게 대항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고 이승만 대통령도 반공주의자여서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1957년 7월 일본에 있던 유엔군사령부가 한국으로 이전하면서 7대 유엔군사령관 조지 데커 대장은 초대 주한미군사령관 및 미8군사령관을 겸직한 첫 번째 인물로 이후 육군참모총장에 오른다. 그 전까지 미8군사령관이 실질적 주한미군사령관 역할을 했다. 일본의 극동군사령부가 주한미군사령부와 주일미군사령부로 쪼개지면서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에 부임한 것이다.
1979년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로 초대 한미연합군사령관이 된 존 베시 주니어 대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반 병사로 입대해 육군대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9년 주한미군사령관 취임 이듬해 5월 수도권에 배치된 육군 20사단이 광주 시위 진압에 투입된 것을 놓고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한국 민주주의에 오점으로 남은 신군부 행동을 사실상 묵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3명의 유엔군사령관 중 최고의 전투지휘관은 8군사령관, 2대 유엔군사령관을 지낸 6·25전쟁 4대 영웅 매슈 리지웨이 대장이다. 한국군 최초 대장으로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백선엽 장군은 저서 ‘백선엽의 6·25전쟁 징비록’에서 중공군이 가장 두려워한 장군으로 리지웨이 대장을 꼽았다. 그는 미군 역사상 가장 큰 공습강하 작전을 주도했고 매우 공격적인 사령탑으로, 맥아더 장군 추천으로 1950년 12월 26일 8군사령관에 부임해 전세를 역전시킨다. 리지웨이 사령관은 뛰어난 전술과 냉정한 판단력, 가공할 화력을 능수능란하게 조직, 중공군의 가장 큰 약점인 ‘보급’을 끊는 전술을 구사했다.
6·25전쟁 중 제3대 미8군사령관을 지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은 한국 육군의 전력 증강에 큰 기여를 해 ‘한국군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3년 1개월간의 6·25전쟁 중 거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년간을 미8군사령관으로 활약했다. 그는 마치 한국군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국군 2군단을 재창설하는 등 한국군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백 장군은 그가 미군 장성 중 보병전술에 가장 조예가 깊고, 군 육성과 훈련에서 1인자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가 제일 먼저 손을 댄 것은 우리 군의 교육과 작전능력 향상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사단 집중훈련, 미 17개 병과학교에 한국군 장교 유학, 제주·논산에 사병 양성 훈련소를 설치하는 등 한국군의 전반적인 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또 장기적인 안목으로 미국의 웨스트포인트에 해당하는 4년제 육군사관학교를 만들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25대 주한미군사령관(16대 한미연합군사령군, 31대 유엔군사령관)은 부친(전 육군참모총장)과 큰형(준장 예편), 작은형(대장 예편)이 모두 장군 출신인 집안 이력으로 ‘뼛속까지 군인’으로 불린 강성·강골·지퍼(입이 무겁다는 의미)로 불렸다. 미군을 대표하는 ‘에이브럼스 전차’ 이름이 그의 가문에서 따온 것이다. 기갑병과 출신으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투를 지휘했고, 중장 시절에는 척 헤이글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 밑에서 참모를 한 전형적인 야전 지휘관 스타일이다. 평소에는 과묵해도, 아니다 싶은 것은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 군인이었다.
리언 러포트 19대 주한미군사령관(10대 한미연합군사령관, 25대 유엔군사령관)은 “인계철선(tripwire)은 부정적인 용어이고 미 2사단 장병에게는 모욕적인 발언으로 이는 파산한 개념”이라고 발언해 이 용어를 퇴출시키다시피 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부임 직후 효순·미순 여중생 미군 압사 사건을 겪었고 평택기지 이전 등을 주도했다.
6대 주한미군사령관(12대 유엔군사령관)인 찰스 본스틸 3세 대장은 한쪽 눈이 안 보여 안대를 한 독특한 외모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말 대령 시절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한 미군과 소련군의 경계선으로 38선을 긋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한국과 복잡하고도 오랜 인연을 가진 인물이다. 전역 후 야인으로 돌아간 경우에도 한반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주한미군전우회(KDVA) 등에서 회장을 역임하며 양국 간 안보협력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