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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큐비트 칩이 내장된 '양자 프로세서(QPU)' 모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동 1층 초전도양자컴퓨팅 연구실의 '20큐비트 초전도양자컴퓨터'모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동 1층 초전도양자컴퓨팅 nh농협 연구실의 '20큐비트 초전도양자컴퓨터'모습.


지난달 31일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첨단동 1층 초전도양자컴퓨팅 연구실. 최근 첨단기술 중 가장 핫한 양자컴퓨터를 국산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한창인 이 연구실에는 20큐비트 양자컴퓨터 3대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은행학자금대출 두 대의 양자컴퓨터는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원통형 모양의 극저온 냉동기 속에 들어가 있어 형태를 볼 수 없었다. 다행히 나머지 한 대의 양자컴퓨터는 성능 테스트에 앞서 두뇌 역할에 해당하는 '초전도 기반의 큐비트 프로세서(QPU)'를 교체하기 위해 극저온 냉동기에 덮여져 있지 않아 실제 모습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금 도 삼성저축은행 금의 화려함에 정교함까지…큐비트 칩 탑재한 '양자컴퓨터 두뇌'= 금 도금으로 이뤄진 양자컴퓨터의 외관은 매우 화려했다. 그 화려함에 더해 양자컴퓨터 구동을 위한 각종 부품과 케이블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복잡하게 배치돼 있었고, 일부는 둥근 모양으로 꼬였다가 다시 다른 부품들과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었다. 이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는 말에 그 정 가조회 교함과 섬세함이 놀라웠다.
양자컴퓨터는 양자 프로세서를 필두로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는 극저온 냉동기, 큐비트 제어·측정 및 신호처리·분석을 담당하는 고주파 회로장치, 증폭기, 노이즈·열 등을 차단해 고주파 신호 품질을 높이는 각종 필터 등이 제 역할을 해야 초고속 연산이 가능하다.
국내에서 자체 개발·제작한 초전도 기반 한국정보화진흥원 의 큐비트 프로세서는 일반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역할을 담당한다. 회로를 극저온 환경으로 냉각해 전기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상태로 만들어 큐비트의 기본 단위인 0과 1 등으로 정보를 양자화한다. 이 때문에 큐비트 칩을 극저온 냉각기 안에 넣어 구동시킨다.
성균관대가 설계·제작한 큐비트 칩은 20개의 큐비트가 금색의 정사각형 형태인 양자 프로세서 내부에 복잡한 전기배선 작업과 패키징 기술을 통해 탑재돼 있었다. 큐비트는 양자 알고리즘에 따라 독립적으로 동작하거나 상호 작용함으로써 원하는 연산을 수행한다.
이용호 표준연 초전도양자컴퓨팅구축사업단장은 "자체 제작한 큐비트 칩이 제대로 성능을 구현하는지와 칩을 정확히 측정·제어할 수 있는지를 실험을 통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똑같은 자동차라도 누가 운전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성능이 달라지는 것처럼 양자컴퓨터의 성능은 큐비트를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하고 제어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20큐비트 양자컴 개발 막바지… 상반기 클라우드 서비스 시연= 양자컴퓨터는 미시세계인 양자 상태에서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로 연산한다. 이런 큐비트를 활용하면 양자역학 현상인 중첩과 얽힘 특성을 이용해 한 번에 여러 정보를 병렬 처리할 수 있어 일반 컴퓨터에 비해 초고속 연산이 가능하다.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연산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
지난달 구글이 선보인 양자컴퓨터에는 '윌로우 칩'이 장착돼 우주 나이보다 긴 10자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풀어낼 수 있는 현존 세계 최고 성능을 보여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것으로 평가받았다.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가 쉽게 생기는 기술적 한계인 '오류 수정' 문제도 극복했다.
표준연은 2022년 6월부터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여러 방식 중 상용화 가능성과 확장성이 높은 초전도 기반의 양자컴퓨팅 연구 인프라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2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을 마무리하기에 앞서 상반기 중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연을 진행, K-양자컴퓨터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어 2026년까지 50큐비트 초전도 양자컴퓨팅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균관대, 울산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등과 협력하고 있다.
◇'양자 후발국' 韓, '퀀텀점프' 도전= 우리나라 양자컴퓨터 기술 생태계는 열악한 상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미국의 양자컴퓨터 기술 수준을 100이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2.3점에 불과하다. 중국(35), 독일(28.6), 일본(24.5)과 비교해 한참 뒤처진다. 연구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실험실 수준에 머물러 있고, 관련 기업들도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으로 자금과 인력, 역량 모든 측면에서 부족한 게 현실이다.
양자 분야에서 올해는 특별한 해다. 1925년 독일 이론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 이론을 확립한 지 100년이 되는 '양자역학 100주년'이자, UN이 지정한 '양자 과학기술의 해'다.
이에 정부는 올해를 '양자 과학기술의 퀀텀점프' 원년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으로 확정된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2030년대까지 1000큐비트 양자컴퓨터 개발과 양자메모리 기반 양자인터넷 개발, 초정밀 양자센서 3종 개발 등을 목표로 민관 역량을 모은다는 구상이다. 2035년까지 민관을 합쳐 3조원 이상을 양자분야에 투자해 기술 역량을 높이고 인력을 키워 2035년까지 미국의 85% 수준까지 기술 수준을 높인다는 목표다.
글·사진=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