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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갑자기 유명해진 사람들이 있다. 뉴스를 보다가 예이츠(1923년 노벨문학상)의 다른 시 한 편이 떠올랐다. 시작은 여느 교실 안 풍경이다. ‘동창들은 저마다 생각한다/ 쟤 나중에 유명해질 거야’(His chosen comrades thought at school. He must 스피또 즉석복권 grow a famous man) 기승전결로 된 시의 끝자락마다 플라톤의 영혼이 나타나서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뭐 그 다음에 어떻게 됐다는 거야’ 그게 시의 제목(‘What then’)이기도 하다.
의아하다. 저 사람들은 어쩌다 저기까지 갔을까. 공부 잘한다고 칭찬할 땐 배운 대로 잘 살아갈 거란 기대감도 깔려있다. 잘 산다는 보험갈아타기 건 뭔가. 띄어쓰기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잘사는 사람은 집이 크고 잘 사는 사람은 마음이 넓다. 시험 볼 때 작은 문제들은 척척 풀었어도 사회에 나와서 큰 문제를 만든다면 그게 진짜 문제다. 객관식 답 찾기에 능숙한 것과 객관적으로 자신을 살피는 건 별개의 문제다. 객관식에 강했던 아이가 독단에 빠져 주관에 매몰된다면 공부가 오히려 독이 된 꼴이다.
상호저축은행금리비교 연말정산이란 말이 올해엔 연말청산처럼 들린다. 플라톤의 시대나 서태지의 시절이나 환상 속에 사는 사람들은 늘 존재했다. ‘그대는 마음만 대단하다. 그 마음은 위험하다. 자신은 오직 꼭 잘될 거라고 큰 소리로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그대가 살고 있는 모습은 무엇일까’(서태지 ‘환상 속의 그대’)
이별을 소재로 한 노래는 개인회생과개인파산 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만큼 흔하다. 그만큼 사랑도 많고 그만큼 이별도 많다는 얘기다. 음악동네엔 심지어 사랑이 끝난 후에 떠나는 ‘이별 여행’(원곡 가수 원미연)도 있다. 사람들은 왜 헤어지는가. 사연이야 수천 가지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이별 여행 노랫말 끝에 콕 박혀 있다. ‘너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원했던 거야’
음악동네엔 ‘이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 공식’(원곡 가수 R.ef)이란 게 있다. 이별 장면에선 항상 비가 내린다. 윤종신이 작사하고 직접 부르기도 한 ‘이별 택시’도 예외는 아니다. 상대에게 많은 것을 원했던 로맨스의 끝 장면이 생생하다 못해 적나라하다. ‘건너편에 네가 서두르게 택시를 잡고 있어. 익숙한 네 동네 외치고 있는 너’ 그러나 먼저 택시를 잡은 건 나다. 취한의 독백이 이어진다. ‘내가 먼저 떠난다. 택시 뒤창을 적신 빗물 사이로 널 봐야만 한다’ 만취한 승객이 운전기사에게 묻는다.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 우는 손님이 처음인가요. 달리면 어디가 나오죠’ 기사는 당황함을 넘어 황당했을 거다. ‘지금 내려버리면 갈 길이 멀겠죠’ 그리고 혼잣말로 상황을 종료한다. ‘아득히 달리면 아무도 모를 거야 우는지 미친 사람인지’ 왠지 섬뜩하다. 혹시 어디서 본 것 같은 그림 아닌가.



‘달리면 어디가 나오죠’ 이 질문에 여운이 남는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도 있지만 보이면 멈춰야 하는 구간도 있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분명히 의미가 있다(전인권 ‘걱정 말아요 그대’) 하지만 의미를 가슴마다 깊게 새기지 않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 ‘그 또한 지나가더라’ 하다 보면 계속해서 이상한 것들이 우리 앞을 지나갈지도 모른다.
작가·프로듀서·노래채집가